새로운 출발선에 서서
“나는 아직 살아 있다.” 이 문장을 스스로에게 되뇌어 본다. 이 말이 단순한 생존의 통계가 아니라 내가 아직 완전히 꺼지지 않은 불꽃이라는 증거로 느껴지기를 바라면서. 죽고 싶다는 생각은, 사실 죽고 싶은 게 아니라 이 고통에서 이제는 정말 벗어나고 싶다는 외침이라는 걸 나는 이제 안다. “내가 이상한 게 아니다.” 나는 너무 오래 참아왔고, 너무 오래 괜찮은 척하며 버텨왔다. 그래서 지금 이런 생각이 드는 건 내가 나약해서가 아니라, 사람이라서 그런 거다. 남들은 모른다. 내가 얼마나 애썼는지, 얼마나 매일 아침 눈을 뜨는 게 두려웠는지를. 그러니 이 마음을 나만이라도 인정해줘야 한다. “나는 삶을 누구보다 진지하게 고민한 사람이다.” 죽고 싶다는 생각이 스쳐갈 만큼, 나는 삶에 대해 절실했고, 의미를 찾고 싶었고, 그저 살아진다는 것이 아니라 정말 살아내고 싶었다. 그러니 나는 실패한 게 아니다. 나는 지금도 깊이 있는 사람이다. 그 깊이가 지금은 어둠처럼 느껴질 뿐이다. “나는 아직 아무도 나를 온전히 알아준 적 없었다.” 혹시, 이대로 떠난다면 누군가는 ‘그럴 리 없었는데’라고 말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나는 안다. 내가 꾹 눌러 담은 말, 말하지 못한 감정들, 그 누구도 진심으로 들어준 적 없다는 걸. 그러니, 아직 나는 삶을 포기할 이유조차 없다. 내 이야기를 진심으로 들어줄 단 한 사람을 만나기 전까진, 나는 아직 끝낼 수 없다. “나는 사라져야 할 존재가 아니라, 흘러가야 할 존재다.” 모든 강물은 때로는 웅덩이에 고이고, 돌에 부딪혀 방향을 틀고, 심지어 길을 잃기도 한다. 하지만 결국 바다를 향해 나아간다. 나도 그럴 것이다. 지금은 길을 잃은 것처럼 느껴질지라도, 나는 흘러가고 있는 중이다. “지금은 결정하지 말자. 하루만 더.” 하루. 오늘만. 어떻게 살아도 괜찮다. 침대에 누워만 있어도 괜찮고, 눈물만 흘...